본문 바로가기
아빠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

Just do it! 망설이지 말고 일단 그냥 시작 하시게

by 날아라77 2021. 9. 6.
반응형

요즘 코로나 시국에 네 모친께서 네 공부를 시키려고 많이 애를 쓰고 있더구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너를 위해 하루에 어느 정도 분량의 과제를 내주고 달성 시에는 아주 즐거운 보상을 해주더라고. 그런데 문제는, 엄마는 그 과제가 한두 시간이면 끝날 분량이라고 생각하는 데에 반해 너는 잠잘 시간이 지나서도 징징대며 다 못해내는 경우가 잦더라. 재택근무를 하는 어느 날 아침에 겨우 깨워 놓았더니 아침 식사도 하지 않은 채 과학동화를 보고 있는 네게 물어보니 '문제집 푸는 거 너무너무 싫다'더라고. 그 마음을 나도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엄마, 아빠가 이해를 못하는 바는 아니야. 설령 "이거 삼십 분이면 할 거를 오후 내내 붙들고 있냐? 아직까지?"라고 말하더라도 말이지. 엄마, 아빠가 너 때에도 어쩌면 너와 같았을지도 몰라. 아니면 잘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그냥 성격이 그랬기 때문이었거나 아니면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서였을거야. 놀기 싫어서 문제집을 풀었다거나 다른 더 재미있는 게 없어서 일기를 썼던 건 아니었단다. 그래서 그 마음은 잘 이해하고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뭔가 잘 안 될 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1.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

엄마가 자주 하는 말이 "아직도 시작을 안 했어?!"이지. 그러면서 버럭 하지 않더냐. 엄마의 엄포에 책상 위에 기어 올라가서 몇 시간을 앉아 있었는데 아직도 시작을 못한 너를 보며 어쩔 수 없이 나온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시작은 하지 않았겠나, 잘 안 되어서 그런 게 아니었겠나 싶은 마음이지. 

네가 '하기 싫다'라고 얘기했고, 또 우리도 겪어 보았기에 그 마음은 잘 이해해. 그럼에도 자꾸 시키려는 마음은 또 이해해달라고 하고 싶구나. 왜냐하면 자꾸 무언가를 공부하게 만드는 연습을 시키는 것이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인 것 같아. 가령 지금 그때에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놓지 않으면 나중에 공부해야겠다고 스스로 느낄 때에도 공부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거든. 누가 더 오래 앉아 있느냐가 공부에서 중요하다는 얘기가 있지만, 그 핵심은 시간 자체보다는 공부하는 습관을 말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문제집을 풀고 일기를 쓰며 학교 숙제를 하는 것은 지금 당장 너는 재미없게 느껴질지 몰라도 부모의 입장에서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인 것 같기도 해. 그것을 하지 않으면 그때에만 배워야 할 일을 미루게 되는 일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더라고.

2. 동기 부여가 잘 안 될 수도 있다.

네가 주말에 아빠랑 계곡에 놀러 간다고 치자. 그러면 크게 두 가지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첫 번째는, 너무 설레서 한 주 내내 아무것도 못하고 들뜬 상태로 공부를 못한다.

둘째의 경우는, 평소처럼 주중에 주어진 숙제와 공부를 그냥 하다가 주말이 되면 놀러 가는 경우야.

세 번째는, 주말에 놀러 간다면 주말에 공부를 못하게 되니, 미리 공부와 숙제는 해 놓는 경우야.

물론 세 번째 경우를 가장 추천한다만, 두 번째 경우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그냥 평소 하던 대로 그냥 하면 되는 거지. 그러면 굳이 주말에 공부할 필요도 없고 말이야.

"근데 놀 거 가는 건 가는 거고, 공부는 공부지. 공부하기 싫은데 어떡해."라고 말할 수도 있어. 사실 네가 이렇게 느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더라.

그래서 말인데, 동기 부여가 되지 않더라도 공부를 시킬 수밖에 없는 엄마, 아빠를 이해해주면 좋겠다. 어렵고 힘든 문제이지만 그게 꼭 필요하기도 하거든. 그래서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도 나중을 위해서 시키는 것이라는 점은 이해해주면 좋겠다.

3. Just do it! 일단 시작부터 해봐!

결론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거야. 일단 시작해보라는 것! 미루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고 쉽게 시작이 되지 않는 마음도 이해해. 그런데 어차피 공부를 시작한다고 해서 잘못되는 상황이 발생되지는 않으니 일단 눈으로 읽고 손으로 쓰기를 시작해보면 좋겠다. 일단 시작하는 거지. 두려움이나 망설임은 뒤로 한 채 말이지.

내가 회사에서 일할 때 이런 적 있었어. 어떤 문제가 있어서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물었지.

"이 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하면 좋겠어?"

그랬더니 이렇게 대답하더라고.

"전 미리 생각이 나진 않는데, 일단 시작해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시작하면 생각이 나더라고요."

고로 꼭 미리 생각하고 일을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야. 특히 공부란 더 그럴 수도 있어. 물론 나름의 목표를 세우고, 언제까지 어느 정도를 하겠다, 이렇게 마음먹고 시작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잘 생각이 나지 않고, 공부가 잘 안 될 것 같고,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을 수도 있지. 이해해. 그러나 그런 경우에, 일단 눈으로 읽기 시작하고, 손을 움직여서 쓰기 시작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단 걸음을 떼어야 더 나아갈 수 있겠지.

(참고) 나이키 슬로건 'Just do it'의 유래를 아십니까

http://m.segye.com/view/20150319004117

4. 일단 끝내 놓고 고민해라. 최소한 공부란 것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른 더 재미있고 중요해 보이는 일들이 가득할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공부란 습관이고 또 부모 입장에서는 네가 꼭 그 습관을 기르기 위해 문제집도 풀고 일기도 쓰기를 바라는 것이지.

고로 차라리 네가 이렇게 마음먹었으면 좋겠어. 얼른 해치우고 놀자! 물론 대충 하라는 뜻은 아니야. 그러나 한 시간에 할 일을 하루 종일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30분 만에 끝내 놓고 마음껏 노는 게 낫지 않겠나 싶어.

 

물론 이런 사람들이 있지. 무언가 일을 딱 맞닥뜨리면 머릿속에서 마치 컴퓨터로 자동 계산을 한 것처럼 어떤 순서로 무엇을 해야 할지 머릿속에 바로 그려지는 그런 사람들. 회사 일을 할 때, 바이어로부터 특정 유형의 이메일이 접수되면 우리는 딱 무엇을 해야 할지 순서도가 머리에 자동으로 생기긴 해. 그러나 그것은 같은 일을 많이 반복했을 경우에 그런 거야. 그리고 일상 업무에서도 어떤 유행의 문제도 그런 식으로 구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 그런 사람은 자기만의 틀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야. 그러니까 생각의 틀이지. 그래서 뭔가 문제가 발생하면 그 틀에 따라서 정해진 대로 고민을 하고 바로 순서도를 그리는 것이지. 처음부터 아주 구체적이지는 못하더라도 말이야.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저렇게 되려면 많은 시간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것이니 아직 인생의 시작 단계는 너의 경우에는 일단 뭐든지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얘기해주고 싶어서야. 최소한 엄마, 아빠는 먼저 살아보아서 예전에 어떻게 했었는지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너에게 시키는 것이거든. 문제집 푸는 게 너무 싫더라도, 일기 쓰는 게 너무 지겹더라도 말이지. 넌 그래도 싫다고 하면서도 잘하고 있더라. 그렇게 하는 거야. 그리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되는 거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에 넌 더 많은 것을 한꺼번에 할 수 있게 되어 있을 거야. 진짜야!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