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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

버스 떠난 후 후회말고 항상 준비된 자가 되기를 바란다.

by 날아라77 2021.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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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무슨 일이 있었냐 하면, 네 엄마가 오전에는 네 형 학교에 왕복하였다가 오후에는 네 학원 일정에 맞추어 따라다녔지. 그리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왔는데 네가 수영 가면서 "오늘은 엄마가 꼭 오면 좋겠어"라고 했던 거야. 그래서 네 엄마는 힘든 몸을 이끌고 시간 맞춰 수영장에 갔단다. 그런데 네가 나왔어야 할 시간이 꽤 지나서 네 엄마에게서 전화가 온 거야. 받아 보니 네가 안에서 재연이와 장난치느라 아직도 안 나온다는 것이었어. "자꾸 안 나오면 엄마 먼저 간다!" "응, 엄마 먼저 가"라고 했다는 거지.

그래서 엄마는 화가 나서 혼자 저녁을 먹으러 간다고 했어. 너 데리러 나갈 때 내가 "결이랑 맛있는 거 먹고 와"했었는데 결국 너는 나오지 않았던 거지. 그런데 좀 있다 보니 네가 혼자 집에 온 거야. 그러더니 엄마를 찾는 거지. "네가 하도 늦게 나오고 엄마한테 먼저 가라고 해서, 엄마 혼자 따로 외식하러 갔다"라고 했더니 그때부터 펑펑 울기 시작하더라. 무슨 심정이었을까. 화가 났을까, 아니면 배신감? 혹은 후회? 

여러 복합적인 상황과 감정이 너를 그렇게 만들었겠지. 그런데 최소한 네가 그 순간을 기억하고 다음에는 그런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 그 순간을 기억해라.

네가 너에게 한 말이 있지. 오늘을 잘 기억해두라고, 잊지 말라고. 그 때 느꼈던 감정을 말이지. 그리고 다음에 그 순간을 돌이킬 때에는 그때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그 일이 또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여러 번 생각해보길 바랬던 거야. 즉, 네가 그때 크게 좌절감을 느끼고 속상하고 후회가 되었다면, 그것을 교훈 삼아 다음에는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흔한 말이지만 날이 갈 수록 크게 느껴지는 말이다. 이 '준비되었다'라는 말의 의미는 무척 여러 가지일 수 있는데, 그렇게 쉽지 않은 의미인 것 같기도 하다. 그냥 높은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그것이 기회인지 아닌지를 잘 알 수 있는 것도 준비된 것일 수 있거든. 물론 아무리 노력해서 높은 실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능력을 갖추었는데 기회를 알아보지 못해 놓치면 얼마나 억울할까. 또는 그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포기하고 있다가 그 기회가 왔음을 알아차렸는데도 능력이 되지 않아서 놓칠 수도 있지 않을까. 아니면 기회가 왔는데도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있지. 

어떤 경우의 기회가 될지 모르겠으나 최소한 평소에 열심히 노력하고 '안테나'를 잘 켜 두고 있어야 한다. 이번의 네 경우만 보아도, 평소에 네가 나한테 잘하는 것처럼 수영 후에 엄마에게 '우동집 가자'라고 했으면 엄마가 흔쾌히 가지 않았을까 싶다. 네가 네 엄마에게 둘이 데이트하고 오라고 했었으니 엄마는 네가 말하지 않아도 같이 외식을 하러 갔을 것 같다. 그런데 너는 평소보다 늦게 나와서 안타깝게도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구나.

* 네가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데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기를 바란다.

"난 하루 종일 놀고 싶은데, 엄마가 문제집 풀라고 해서, 나는 공부하기 싫어"하면서 하루 종일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지? 그래서 엄마, 아빠가 매번 잔소리를 하게 되고? 누군가와 비교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또 네 친구 재연이 얘기가 떠오른다. 재연이 엄마가 "너 이것만 다 하고 나면 유튜브 봐도 돼."라고 해서, 재연이는 오전에 얼른 다 해놓고서는 유튜브를 아주 많이 봤다고 하더라고. 물론 너무 많이 보게 되니 엄마는 유튜브를 더 보여주기 힘들었다고 하더라. 다만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일단 빨리 해라'하는 점이야. 살다 보면 꼭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런 경우에 하기 싫다고 해서 너무 질질 끌다 보면 정작 하고 싶고 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고로 하고 싶지 않더라도 꼭 해야만 하는 일은 얼른 해치우고, 대신 네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게 여러 가지가 있을 때에는 네가 우선순위를 정해서 먼저 하기를 바란다. 가령 오늘이나 내일 또 할 수 있는 일보다는 오랜만에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그것을 먼저 하는 게 나은 것 같아. 고로 수영 갈 때마다 노는 친구보다는 오랜만에 엄마와 외식하는 걸 선택했어야 하는 게 아니었나 하는 거지.

물론 어떤 일이 네 삶에 중요한지는 꼭 지금 네가 하고 싶은 일이라고 할 수는 없어. 가령 노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평생 놀면서 지낼 수는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일이 정말 중요한 일이고 네가 더 원하는 것인지는 조금 더 나중을 위해 생각해보면 너무 어려운 일도 아닌 것 같아. 그러므로 버스 떠난 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미리 준비를 잘해놓기를 바란다. 그날을 꼭 기억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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