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소속감과 관련된 얘기를 해볼까 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소속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어려서는 가족에서부터 점차 친구, 직장 동료 등등으로 인간관계가 확장되어 나가며, 때로는 관심사에 따라 특정한 단체에 스스로 소속되어 정체성을 가지기도 한다. 그런데 학교나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은 '본인만 빠지는 것 같아 왠지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 FOMO Syndrome (포모 증후군)
본인만 빠지는 것 같아 불안해하며 어디든 항상 참석해야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FOMO (Fear Of Missing Out) Syndrome"이라고 부른다. 강박에 가깝다고 느껴질 정도로 어디에든 빠지면 불안해하고 의기소침해진다. 평소에 그는 마당발이며, 우리가 모르는 소식을 그에게 가면 알 수 있을 정도의 정보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간혹 본인이 모르는 소식을 다른 사람에게 듣기라도 한다면 무척 소심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더더욱 모든 모임에 다 참석해야 하는 강박을 느낀다.
그런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지만, 특히나 남의 일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나로서는 참 안타까움을 느낀다. 가끔은 긍정적인 면도 보이지만, 대부분은 너무 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참석에 집착한다. 본인보다 다른 사람이 더 친하다고 느낀다면 기가 낙심하기도 하던데, 그게 과연 그럴 일일까 싶다.
모든 모임에 다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없이 세상을 잘 돌아가고 있으며, 내가 없는 자리에서 굳이 나를 흉보지 않는다. 뭐 내 흉 좀 보면 어떻냐.
반대말로 JOMO (Joy of Missing Out)이라는 표현도 있던데, 그냥 혼자 있어도 잘 지내면 또 함께하는 자리도 더 풍성 해질 테니, 굳이 모임 참석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았으면 하네.
* Peer Pressure (동조 압력, 또래 압력)
너희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 이 또래 압력(Peer Pressure)가 중요하게 작용함을 종종 느낀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니 당연하지. 그러나 또 이렇게 나이가 어느 정도 먹고 나니 그때 그렇게 친구들과의 관계에 목숨을 걸지 않아도 되는데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친구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어느 친구들과 잘 못 지내더라도 그것이 평생 유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해 한 해가 갈수록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렇게 새로운 친구들이 생기므로, 좋았던 나빴던 그 시절들을 지나가고 새로운 관계가 형성이 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가건 사회에 나가건 또 다른 관계들이 형성이 되는 것이지. 온라인 세상에서는 원하면 정말 많은 친구들을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한께하는 친구들과 꼭 함께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것이 있을 수 있다. 그건 인정해. 그러나 그걸로 끝이 아니니까 가끔은 이성적으로 생각을 해도 좋겠다 싶더라. 그 Peer Pressure가 스트레스로만 작용하지는 않았으면 좋겠고, 그 안에서만 사로잡혀 있지 않기를 바란다.
* 정체성
이 두 가지 - FOMO와 Peer Pressure에 대해 얘기하다 보니 정체성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정체성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들이 있으니 따로 찾아봐도 좋겠다. 다만 나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소속감과 정체성이 꼭 분리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나 자신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긴 한데, 이 사회에 어떻게 소속되어 있는지도 본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더라. 앞에서 FOMO와 Peer Pressure를 덜 느꼈으면 한다고 얘기했지만, 그럼에도 부정할 수도 없음을 인정하게 된다. 어려운 얘기지만 잘 균형 잡히길 바란다.
나는 정치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이 사회 속에서 인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권력관계, 정치 관계)을 당연히 인정한다. FOMO도 Peer Pressure도 인정한다. 다만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개체가 자신을 단명시켜서까지 그런 관계에 집착하는 것은 꼭 자연스럽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느낀다. 물론 그런 특성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일 수 있지만, 그래도 가끔은 좀 내려놓고 인간관계에서 좀 더 자유롭게 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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