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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

입단 신고식, 꼭 감당해야하나

by 날아라77 2022.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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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영화를 보면 학교의 동아리를 가입하기 위해 고문에 가까운 입단 신고식을 치르다가 사고가 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꼭 사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왜 저런 걸 견뎌가며 가입하려고 하나" 싶은 정도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는 걸 보게 되지. 꼭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이런 경우가 종종 있지.

 

 

* 입단 신고식을 왜 하는 걸까?

 

치알디니의 설득 심리학을 보면, 합법성이나 도덕성을 떠나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를수록 집단에 대한 애착이 커지고 결속력이 강화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 단체에 있어서는 입단 신고식을 혹독하게 만들수록 더욱 유리하다고 할 수 있겠지. 결코 이성의 영역이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마치 느낌이, 혹독한 신고라는 큰 비용을 치렀기 때문에 본전이 생각나서 더욱 열심을 더하게 되고 탈퇴는 결코 생각하지도 않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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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도 들어가고 싶을까?

 

정말로 가입하고 싶은 동아리가 있다고 치자. 많은 친구들이 서로 가입하고 싶어한다고 하자. 동아리에서는 무한정 인원을 가입시킬 수 없으므로 특정의 신고식을 치르는 지원자에게만 신입으로 가입을 시켜준다고 하자. 이런 상황이 되면 당연히 그 동아리가 우위에 있게 되고 가입하고 싶은 당사자는 철저히 약자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가입하고 싶다면 시키는 것을 다 해야 한다. 그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서라도 꼭 가입하고 싶을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이런 시점에 '그런 짓까지 해가며 가입하고 싶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어쩌면 이것은 내 삶의 기본 입장이었을 수 있다. 물론 때로는 꼭 갖고 싶은 것 혹은 꼭 가입하고 싶은 동아리 등이 있었을 것이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잘 안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내 존엄성을 해치면서까지 소유한다거나 회원이 되려고 애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내 삶이며, 그 어떤 사물이다 단체가 내 삶을 규정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고로 그런 것들이 내 인격과 자존심을 훼손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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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식을 대할 때 네 인격과 존엄성이 존중받는지 먼저 생각해라.

 

사람들을 대할 때 나의 기본 자세는 이것이다. 그 사람이 나를 존중하는가. 만약 나를 존중한다면 어려운 신고식을 치를지라도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수준의 신고식은 치르게 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생존에 위협을 가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존중이 없고 오직 집단이 우선인 곳이라면, 분명 이기적인 단체일 것이고, 그들만의 명분을 내세우기는 하겠지만, 사람보다는 집단을 우선시하는 곳일 것이다. 고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들어가야 할 만큼 그 집단이 가치 있는 곳일지 의문이고, 그러한 가치관을 가진 집단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품격을 낮추는 일이 되는 것이다. 고로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들을 먼저 생각해보는 것을 권한다.

 

 

 

 

물론 심리적인 이슈에 대해서 객관적이 되는 것이 매우 어려운 문제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본인의 삶의 자세로서 존엄성과 생존이라는 문제를 바탕에 깔고서 대한다면 때로 비이성적 상황에 처했을 때 행동을 돌이킬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게 아닌데'하는 느낌이 분명히 있으나 애써 외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거든. 그때 내 인격이 존중받고 있는지,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수 있다면, 그러한 난처한 상황을 주체적으로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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