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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

인생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낼 둘째에게

by 날아라77 2023.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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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네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 오랫동안 따로 지낸다고 생각하니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는구나. 네가 노느라 마음이 급해 내 얘길 많이 못했는데 이렇게 글로 적어 보낸다. 
 

 
1. 건강하게 지내라
가장 우선은 건강이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지내다 오렴.
신체의 건강은 당연히 무슨 얘기인지 잘 알겠지만 그럼에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너무 무리하게 장난치지 말고 위험한 일은 자제하기 바란다. 길을 갈 때 주변을 항상 먼저 살피기 바란다. 
마음의 건강도 중요하다. 집이 아니니 왠지 눈치를 보게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눈치 보느라 얘기하기 힘든 일이 생기면 엄마, 아빠에게 연락해서 물어봐도 좋다. 필요한 것이 있는데 외삼촌에 얘기하기 애매하다면 엄마, 아빠에게 물어보기 바란다. 
 
2. 어른들 말씀을 잘 듣거라
이제 당분간은 그곳에 있는 어른들(외할머니, 외삼촌, 외숙모)가 너의 보호자이다. 그곳에는 엄마, 아빠가 없다고 맘대로 행동해도 되는 것이 아니니 스스로 옳고 그름을 잘 생각해보고 또 어른들 말씀 잘 듣기 바란다. 
 
3. Excuse me, Sorry, Thank you
위의 세 가지 표현은 많이 하도록 노력해라. 다른 사람을 배려해주고 양해를 구하고 감사를 표현하기를 자주하기 바란다. 여기서는 네가 그런 표현에 서툴렀지만 앞으로는 그곳에서도 그리고 돌아와서도 자주하기 바란다. 
다 같이 사람 사는 곳이니 그런 표현들이 관계를 좋게 만드는 바탕이 된다. 
다만 Sorry는 모든 상황에 해서는 안되니 가끔은 주의하기 바란다. 가끔은 법적인 책임을 져야할 수 있으니 그런 상황에서는 Sorry라는 표현을 맥락에 맞게 가려서 사용하기 바란다. 그 맥락은 그곳에서 주변에 물어보고 또 네가 익히길 바란다. 
 
4. 스스로 하는 습관 들이기를 바란다
이제는 부모가 없는 곳에서 지내기도 하거니와 너도 나이가 제법되어 이제는 스스로 해야하는 때가 이미 지났다고 생각한다. 네가 “물”하면 엄마가 물을 갖다주던 때는 이미 지났다. 지난 주 시드니에 있을 때 내가 여러번 말했던 것 같다. 그래서 너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이유는 혹여나하는 노파심 때문이기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다시 옛날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다. 
너는 충분히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다. 그러니 스스로 하는 습관을 들이기를 기대한다. 
 
쓰고나니 잔소리만 잔뜩 적어놓은 것 같아 미안한 감도 드는구나. 그런데 또 그만큼 걱정도 되는 마음도 숨길 수도 없네. 아무쪼록 건강하게 지내다 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생각한다. 즐겁게 잘 지내다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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