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타 부서에 계시던 어느 이사님이 직원을 뽑던 기준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나는 해외영업이라고 하면 나름 공부도 열심히 하고 영어도 잘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다. 운동하던 친구가 와서 해외영업을 한다는 것이 크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당시 그 부서에는 운동하던 친구가 몇 명 있었다. 그 점이 무척 특이했는데 그것이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라고 하니 놀랍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그분의 직원을 뽑는 기준에 대해 한 번 살펴보겠다.
* 목표를 성취를 위해 끝까지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
아마 여러가지의 기준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해외영업의 기본적인 조건인 영어를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나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었느냐 뭐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오늘 내가 주목하고자 하는 점은 바로 무언가 자신만의 목표 성취를 위해 끝까지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뽑았다는 것이다. 당시 그 부서에는 축구부 출신, 유도부 출신, 격투기 출신 등 운동을 해 본 직원들이 여럿 있었다. "왜 저렇게 운동부만 뽑냐, 해외영업하는데?"라고 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다른 직원으로부터 우연히 들었는데, 꼭 운동부라서가 아니라 무언가 끝까지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뽑았다는 것이다. 이 표현이 꼭 똑같지 않겠지만, 어찌 됐건 그 직원들을 단순히 취업을 하기 위해 공부를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끝까지 해보았고, 꼭 그 분야에서 '프로'가 되지는 못했을지언정 끝까지 해서 어떻게든 매듭을 지어보았다는 점이 확실히 '평균'의 사람들과는 차이점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그런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장점이 있길래 뽑으셨을까. 그들이 남들보다 조금 다르지만 그들만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1. 꾸준함의 재생산
사실 그들은 우리 회사에 들어왔다는 사실만으로 '운동'에서는 실패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당시의 운동을 위해 매일같이 꾸준하게 쏟아 부은 땀과 시간이라는 것, 즉 꾸준한 노력이라는 점에서는 꼭 실패했다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또한 그 꾸준함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반복되는 일상일 수도 있지만, 남들보다 덜 지치고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그들이 멈춘 곳은 '부상' 등 외부적 요인이었다고 한다. 즉 당장 내일의 성과를 위한 다기보다는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당장은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꾸준히 했던 그 경험이 사회에 나와서도 그들이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다. 회사에서는 능력이 아주 뛰어난 직원도 중요하지만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회사의 방향과 함께 동고동락할 직원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점에서 그들은 회사에 힘이 되는 사원이 될 소양이 풍부하다.
2. 능숙한 대인 관계
그들은 대인 관계에도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능숙한 것 같다.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한 사람은 이른 바 '사회생활'에 대해 차근차근 다시 배워야 한다. 물론 군대에 다녀왔다는 점도 나름의 경험이 될 수 있겠지만, 특히 그들은 운동부라는 협소한 공간 내에서 인간관계 유지를 위해서 노력했었을 것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운동부는 무척 제한적인 그룹이므로 자칫 잘못 보였다가는 그 인간관계에서의 실수로 인해 운동 자체를 관두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그들은 '인간관계'가 중요한 사회생활에서 나름 장점이 있는 것 같다. 개인의 타고난 성향을 넘어서 대인관계의 기본적인 스킬을 더 많이 갖춘 것이 분명 회사 생활에서도 장점이 된다.
3.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앞에서 말한 꾸준함과 같은 표현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단순히 꾸준함을 넘어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것도 또다른 장점이 될 수 있다. 회사 생활은 업무와 대인관계 모두에서 오르내림이 있을 수 있다. 특히 퇴사/이직의 첫 번째 사유가 회사 내 대인관계 때문이라는 통계도 있었다. 그런 점에서, 회사 내에서 여러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쉽게 포기하지 않고 더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다는 점은 직장 상사들도 환영하는 점일 수 있다.
갑자기 그 이사님이 생각이 나서 이 글을 써보았다. 그 '끝까지' 간다는 것은 분명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말고도 '성취감의 재생산'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은 그 분이 의도했던 바의 일부분만을 바라보는 것일 수 있지만 그 일부라도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충분히 우리 인생의 교훈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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