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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

만년필로 글을 쓰니 점점 더 많이 쓰고 싶네!​

by 날아라77 2022.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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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오후에 문자를 받았다. "사파리 옐로우"가 배송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곧 배송이 완료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사파리 옐로우가 뭐냐. 안주인께서 애들 장난감 같은 걸 샀나. 책 제목인가.
그리고 퇴근하며 우리집 문 앞에 작은 택배 상자를 발견했다. 그래, 그 "사파리 옐로우"였다. 아, 그제사 생각하니 주말에 놀러 왔던 친구가 내 생일이라는 얘기에 '만년필을 선물해주마'하던 생각이 났다. 뜯어보니 노란색 만년필이 들어 있었다. 그것이 바로 라미 사파리 만년필이었다. 신기했다. 어려서 아버지의 파일럿 만년필을 써보았던 기억이 난다. 손에 잉크를 묻혀가며 썼던 기억이 났다.


마침 사무실에 다이어리용으로 쓰던 볼펜을 거의 다 썼던 기억이 났다. 안 그래도 파란색 볼펜을 대신할 다음 볼펜을 찾던 참이었다. 잘 되었다.

다음 날 만년필을 들고 출근을 했다. 일단 다이어리는 쓰던 볼펜으로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우연하게도 몇 글자 쓰지 않았는데도 바로 잉크가 다 되었다. 볼펜 잉크가 다 되면 어차피 선물 받은 만년필을 써야겠다 생각은 했으나 어쩜 이렇게 딱 맞추어 잉크가 떨어진 것인지! 아주 잘 됐다. 망설이지 않고 카트리지를 바로 연결했다. 몇 번 흔들어주며 잉크야 나와라 하자 곧 필기가 시작되었다.


아, 바로 이런 느낌이었구나! 친구가 '사각사각' 써진다더니 정말 그런 느낌이었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글을 쓰는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약간의 기대감이 있기는 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필기감이 너무 좋았다. 아, 이런 느낌에 만년필을 쓰는 것인가 싶었다. 자꾸 쓰다 보니 더 쓰지 못하는 것이 갑자기 아쉬워졌다. 어차피 사무실에서는 컴퓨터로 업무를 하니 그다지 펜을 쓸 일도 없는데, 특히나 요즘은 페이퍼리스(paperless)를 지향하는 업무 방식으로 인해 출력도 거의 하지 않는 수준이라 더더욱 쓸 일이 적다. 그런데 적는 것이 이렇게 큰 기쁨을 주는데 더 쓸 수가 없다니! 그렇게 좀 적다 보니 예전의 어느 임원의 몽블랑 만년필이 생각났다. 결제를 받으러 가면 그 보고서 위에 만년필로 쓱쓱 긋거나 사인해주고, 어떤 때는 빈 노트에 열심히 무언가를 쓱쓱 그려가던 모습이 기억난다. 원래 그렇게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보다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만년필의 그 필기감이 너무 좋아서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암튼 나는 이 카트리지를 다 쓰면 어떻게 바꾸어야하나까지 갑자기 알아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만년필은 카트리지를 교환하거나 컨버터를 사용해 잉크를 리필하여 사용한다. 그러나 인터넷에 검색하다 보니 모든 것이 공용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호환되는 브랜드들이 다수 있지만 내가 선물 받은 라미 만년필의 경우에는 호환이 되지 않고 전용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타사 제품과 호환되지 않으니 그 점은 좀 아쉽긴 한데 그래도 필기감이 좋아서 용서가 된다.

* 카트리지 : 라미 전용 카트리지 T10

* 컨버터 : 라미 사파리 전용 컨버터 Z28


만년필을 좀 쓰다보면 더 이상 카트리지는 쓰지 않고 컨버터를 쓰게 된다고 하던데, 안주인 왈, '손에 잉크 묻히느니 그냥 카트리지 쓰라'라고 하더라. 맞는 말이긴 하지만 궁금하니 나중에 언젠가는 컨버터를 써보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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