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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해주고 싶은 이야기

내 목소리가 왜 크냐고? 다 이유가 있지.

by 날아라77 2021.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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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끔 이런 얘기를 들어.

"야, 김 과장, 목소리 좀 낮춰" (사무실에서)

"자기, 조용 조용~~" (버스 안에서)

"죄송하지만 목소리 좀 낮춰주시면 안 될까요?!" (지하철에서 옆 사람이)

내가 대화를 하다보면 목소리가 커진다는 사실을 안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 그래서 요즘은 누군가와 말하다가 순간순간 '내 목소리가 너무 큰 것은 아닌가'하고 스스로 생각을 하게 돼. 그런데 원래 내 목소리가 컸던 건 아니었어. 어렸을 때는 너무 소심해서 개미 목소리만 했지. 수업 시간에 발표라도 하게 되면 얼굴은 빨개지고 목소리엔 떨림이 가득했지.

그런데 어른이 되어 가면서 알게된 사실은 내가 목소리를 작게 내면 내가 자신이 없는 것으로 비추어지고 확신도 없고 의지도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것이었어. 조용하고 소심하고 목소리가 작은 사람은 그렇게 환영받는 사람이 아니란 것도 알게 되었지. 어른들 혹은 높은 사람들은 좀 건방져 보이더라도 차라리 또박또박 자기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을 높이 평가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 목소리는 커지게 되었단다. 자동으로 커진 것이 아니라 마치 발성 연습을 하는 것처럼 좀 더 자신 있게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목소리가 커지게 된 것이야. 물론 간혹 네 엄마가 버스 안에서 당혹스러워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가끔은 임원분이 내게 '목소리 좀 낮추라'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어. 그래서 요즘은 내 목소리가 시끄럽지는 않나 신경을 쓰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 넘게 연습한 것 같은 내 목소리가 갑자기 작아지지는 않더라고. 일종의 발성 연습의 결과물인 것 같아서 내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는 사실에 가끔은 기분이 좋아질 때도 있어. 

물론 네 목소리가 작다거나 크게 말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야. 넌 지금도 충분히 자신 있는 아이이고 아빠의 어릴적 처럼 수줍어하는 아이도 아니더라고.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네가 잘하고 있다는 거야. 엄마와 아빠는 가끔 네가 오지랖이 넓다며 웃기도 한단다. 그러나 그건 흉보는 게 아니라 기분이 좋아서 그런 거야. 보아하니 네 엄마도 그렇게 활발한 아이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아. 나는 이미 말한 것처럼 수줍음 많은 아이 었거든. 그래서 조금은 네가 부럽기도 하고 네가 그렇게 어디서든 들이대며 다 아는 척하며 지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단다. 그런 자세가 유지된다면 커서도 너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줄테니까.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나든 넌 자신감이 있을 테니까.

그러니 앞으로도 쭉 그렇게 자신 있게 지내길 바란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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